일상1 1. 시작 논현동에 들어온 지도 3년이 되었다. 대학시절 친구가 대표로 있는 가게에서 일을 배우기 위해서였다. 결국 배달음식점을 창업했지만 얼마 못 가 힘들어서 양도하고, 다니던 체육관의 분당 지점에 지분을 넣고 일을 했으나, 코로나 때문에 폐업했다. 경제적 자유를 목표로 일했지만 일말의 여가조차 없는 나날이었다. 눈 뜨면 출근하기 바빴고 집에 오면 씻고 자기 바빴다. 막연하게 이 힘든 기간이 지나면 달콤한 보상이 있겠거니 생각했다. 여름의 끝무렵까지 버텼지만 계약상의 불만과는 별개로, 범세계적 천재지변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. 백수는 자유롭다. 백수든 부자든, 양 극단은 결국 같은 것 아니던가. 새벽마다 한강으로 갔다. 압구정 동호대교부터 탄천이 시작되는 종합운동장 까지, 5키로 남짓한 거리를 매일 달렸다.. 2021. 4. 3. 이전 1 다음